Store Story
가게 이야기
품위와 안락이 같이 있는 응접실 같은 바를 하고 있어요.
안녕하세요. 품위와 안락이 공존하는 공간, 소코(SOKO)입니다. 2017년 한남동 골목에 문을 열었습니다. 상해인지 경성인지 동경인지 모를, 어느 응접실처럼 느껴지는 바였으면 했어요. 개화기 즈음 누군가의 집에서 편하게 술을 대접받는 기분, 친근한 격식. 가게를 준비하면서 떠올린 것들입니다. 1920년대 경성에 '있었던' 공간을 재현한 것이 아니라 '있었을 법한' 공간을 만들었어요. 여행하며 눈에 담아 둔 파리와 교토의 질감, 부산 남포동과 초량의 오래된 건물에서 느꼈던 묘한 분위기가 섞여 있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 문을 열고 계단을 내려오시면 샌들우드 향이 먼저 닿을 거예요. 제가 물을 좋아해서 바 안에는 물 흐르는 소리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나무와 벨벳처럼 따뜻한 소재를 썼고, 음악은 조용히 흐르게 둡니다. 세월이 흘러도 유행에 흔들리지 않는, 손님과 함께 나이 들 수 있는 바를 하고 싶었어요. 잔은 클래식이 중심입니다. 화려한 기술보다 한 잔의 완성도를 매일 같은 수준으로 지키는 일을 더 중요하게 여겨요. 바텐더가 좋아하는 맛과 손님이 맛있다고 느끼는 맛은 다르기에, 그 맛이 손님께 가닿을 때 비로소 칵테일이 완성된다고 믿습니다. 2023년부터는 1920년대의 사진관, 라디오, 그 시대의 예술인을 모티프로 한 시그니처 메뉴를 함께 내고 있어요. 커버차지를 받습니다. 단순한 자릿값이 아니라, 공간과 서비스의 품격으로 제대로 대접해 드리겠다는 약속이라고 생각해요. 같은 자리에서 십 년째입니다. 바 의자 '도아'의 프레임이 아직도 단단한 걸 보면 새삼 놀랍고, 고치고 손보는 일이 일상이 된 것도 이제는 감사합니다. 정성을 들여 만들어진 것들은 아름답게 나이 들어가니까요. 금액이 가볍게 느껴지는 곳은 아닐 수 있지만, 마음만큼은 만만하게 찾아올 수 있는 동네 바였으면 합니다. 퇴근길에 들러 한잔하고, 편히 대접받으며 쉬어 가세요.
소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