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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방 이야기
저희 통문관은 할아버지 때부터 옛 책을 지켜 온 곳입니다. 찾으시는 책이나 시대를 말씀해 주시면 아는 만큼 차근차근 설명드리겠습니다.

인사동길 어귀, 돌에 새긴 "通文館" 현판 아래가 저희 통문관입니다. 1934년 관훈동에서 금항당이라는 이름으로 처음 문을 열었고, 1945년 해방을 맞아 지금의 이름으로 바꿨습니다. 창업주이신 할아버지 이겸로 선생, 2대를 거쳐 지금 3대째 지키고 있습니다. 할아버지 때 통문관은 국학자들의 사랑방이었습니다. 고서를 사고팔며 <청구영언>·<두시언해> 같은 책을 펴냈고, <월인석보>·<월인천강지곡> 같은 귀한 전적이 이곳을 거쳐 세상에 나왔습니다. 한때 이 거리에 수십 곳이던 고서점은 이제 저희만 남았습니다. 문을 열면 1960년대에 짠 나왕 책장 사이로 조선 고서와 고문서, 개화기부터 1970년대까지의 희귀본, 영인본, 도록과 옛 엽서가 시대별로 쌓여 있습니다. 할아버지께서 늘 "책은 갈 데 가야 한다"고 하셨습니다. 그 말씀대로, 책의 가치를 알아보는 분께 잘 보내 드리는 것이 제 일입니다. 새 책을 찾으러 출장을 다니는 날은 문을 닫으니, 오시기 전에 전화나 홈페이지 공지를 한 번 봐 주시길 바랍니다.
통문관


